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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관'에 감춰진 삶의 진실...어린이병원서 숨진 그는 중년이었다 [김민석의 살아내다]

2022-11-09 55 Dailymotion

어린이 병원에서 아이가 숨을 거뒀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안타깝지만 상식의 범위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아닌 중년의 누군가가 어린이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했다고 한다면 누구든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을 거다. 상식을 벗어난 일이기에, 몇 가지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이번에 접수된 장례의뢰 공문이 그랬다. 무연고사망자 장례를 치러주는 나눔과나눔 재단에서 벌써 7년째 일하고 있기에 이젠 웬만한 공문을 보곤 별다른 궁금증을 품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공문 속 고인은 달랐다. 어린이 병원에서 사망한 행려병자라니. 출생신고서가 첨부되어 있지 않아 연고자 찾기는 불가능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게 없다. 다른 장례의뢰 공문과 이 어린이 병원에서 온 공문의 결정적 차이는 나이와 장소였다. 고인은 1970년대 생으로 거의 쉰에 가까운 중년의 나이였는데, 어린이병원에서 사망했다. 
 
화장을 위해 필요한 정보 외에는 공문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기에, 고인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딱 여기까지였다.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래서 부고를 누구에게 알려야 하는지 등 장례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아주 기본적 정보도 존재하지 않았다. 고인은 어린이병원을 떠난 적이 없으니 그간 살아온 주소지를 통해 알 수 있는 삶의 궤적 또한 없었다. 어떤 연유로 그가 어린이 병원에서 일생을 보내다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는지 나로선 알 길이 없는 것이다. 
 
고인의 장례를 치른 날, 운구를 마치고 의전 업체의 장례지도사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유족대기실로 찾아갔다. 이름과 나이를 제외하고 고인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을 때는 이처럼 종종 장례지도사에게 물어보곤 한다. 직접 고인의 몸을 닦아내고 수의를 입혀 관에 모시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대개 나보다는 고인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고인은 어떠셨어요? 특관(특별맞춤 관)이어서 긴장하며...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16349?cloc=dailymotion